시각적으로 우리를 즐겁게 하는 많은 것들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던 충격적인 사실이 도사리고 있다. 한동안 그 귀여움, 신기함, 희귀함을 즐기고 난 뒤에야 그것이 생존을 위한 처참한 환경 탓이거나, 인간의 행위로 인한 본능을 거스르는 행동인 것을 알았을 때 느끼게 되는 괴로움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하다.
이민혜 작가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이 이어졌다. ‘마치 바다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수조는 작가의 화면 안에서 그 비율에 따라 상당히 폭이 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생하는 다른 어류들 혹은 수족관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행해졌을 독이 있는 꼬리의 절단까지 들었을 때는 얼룩매가오리가 나는 듯이 떼 지어 날아다니듯 유영하는 모습을 현장에서라면 입 벌리고 감상하였을 내 자신이 상상돼 참혹하기까지 하였다. 이에 더하여, 기근에 시달리는 참새가 벌레의 대체재로서 벚꽃의 꿀을 먹는다는 사실도 우리가 아는 것은 무엇이며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나는 듯 유영하는 얼룩매가오리의 모습이 아름답고 귀엽다는 것, 벚나무 가지에 앉은 참새가 귀엽다는 것이 사실이 아닌 것은 결코 아니다. 이것을 작가는 ‘조합된 충돌하는 감정’이라 칭했다. 우리는 이 감정에 대해 더 상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작가는 바로 이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들의 불쌍함을 관람자도 느끼게 하고자 함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순적이게도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 이중적인 감정의 우리가 바로 작품에 드러나지 않는 주인공인 것이다. 수족관이나 동물원을 없애버린다는 싹을 잘라내 버리는 방식의 진행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의 존재를 알고 그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방식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생각해 볼 일이라는 의식의 전환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할 수 있었다.
제재 혹은 주제의 측면, 표현의 측면에서 이민혜 작가의 작품은 확장할만한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 대상에 대한 줌인/줌아웃이 가능한 작가의 스타일을 고려해볼 때, 화재가 났던 땅에 여전한 비극의 흔적과 그런 중에도 그 재를 흡수하고 다시 움트는 생명들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조합된 충돌하는 감정’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절제되고 적절한 위치에서 채색을 사용하거나, 재료 선택의 폭을 넓혀봄으로써 표현형식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문화철도959 레지던시에서 이러한 확장의 가능성이 실현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작가는 일종의 북아트 형태로 본인의 작업을 도서로 제작하는데, 디자인 감각을 반영하여 책에 작품 제재에 집중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협업과 조율이 필요한 프로세스가 그 안에 존재하고, 작품의 주체와 디자이너의 예술적 지향이 충돌할 때, 좋은 결과에 도달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에 독립출판이 많이 보편화된 현재,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루트를 통해 활동이 늘어나는 작가들에게 무척 중요한 이 과정을 작가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결과물을 내어놓고 있다는 점에 응원을 하게 된다. 일러스트와 디자인을 중심에 두면 작품의 조형적 특성과 균형을 필요에 따라 잡아나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금의 활동과 향후 작품의 개면적 측면이 강화되어가는 과정에서 균형과 교차를 잘 이루어나가기를 기대한다.
이민혜 작가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이 이어졌다. ‘마치 바다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수조는 작가의 화면 안에서 그 비율에 따라 상당히 폭이 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생하는 다른 어류들 혹은 수족관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행해졌을 독이 있는 꼬리의 절단까지 들었을 때는 얼룩매가오리가 나는 듯이 떼 지어 날아다니듯 유영하는 모습을 현장에서라면 입 벌리고 감상하였을 내 자신이 상상돼 참혹하기까지 하였다. 이에 더하여, 기근에 시달리는 참새가 벌레의 대체재로서 벚꽃의 꿀을 먹는다는 사실도 우리가 아는 것은 무엇이며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나는 듯 유영하는 얼룩매가오리의 모습이 아름답고 귀엽다는 것, 벚나무 가지에 앉은 참새가 귀엽다는 것이 사실이 아닌 것은 결코 아니다. 이것을 작가는 ‘조합된 충돌하는 감정’이라 칭했다. 우리는 이 감정에 대해 더 상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작가는 바로 이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들의 불쌍함을 관람자도 느끼게 하고자 함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순적이게도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 이중적인 감정의 우리가 바로 작품에 드러나지 않는 주인공인 것이다. 수족관이나 동물원을 없애버린다는 싹을 잘라내 버리는 방식의 진행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의 존재를 알고 그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방식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생각해 볼 일이라는 의식의 전환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할 수 있었다.
제재 혹은 주제의 측면, 표현의 측면에서 이민혜 작가의 작품은 확장할만한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 대상에 대한 줌인/줌아웃이 가능한 작가의 스타일을 고려해볼 때, 화재가 났던 땅에 여전한 비극의 흔적과 그런 중에도 그 재를 흡수하고 다시 움트는 생명들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조합된 충돌하는 감정’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절제되고 적절한 위치에서 채색을 사용하거나, 재료 선택의 폭을 넓혀봄으로써 표현형식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문화철도959 레지던시에서 이러한 확장의 가능성이 실현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작가는 일종의 북아트 형태로 본인의 작업을 도서로 제작하는데, 디자인 감각을 반영하여 책에 작품 제재에 집중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협업과 조율이 필요한 프로세스가 그 안에 존재하고, 작품의 주체와 디자이너의 예술적 지향이 충돌할 때, 좋은 결과에 도달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에 독립출판이 많이 보편화된 현재,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루트를 통해 활동이 늘어나는 작가들에게 무척 중요한 이 과정을 작가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결과물을 내어놓고 있다는 점에 응원을 하게 된다. 일러스트와 디자인을 중심에 두면 작품의 조형적 특성과 균형을 필요에 따라 잡아나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금의 활동과 향후 작품의 개면적 측면이 강화되어가는 과정에서 균형과 교차를 잘 이루어나가기를 기대한다.
- 임경민 큐레이터